上
양껏 시켜놓고 냄새 때문에 몇 점 먹지도 못한 스위스 퐁듀 맛도 보고, 피자도 먹었습니다. 피자 한 접시를 다 먹는 친구를 보면서 아직은 한참 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내일 모레 죽는 게 말이 될까,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下
그는 똑똑했습니다. (…) 스위스에서 그는 자기 삶을 완성했습니다. 그의 죽음은 존엄한 죽음이었을까요. 미안한 말이지만 적어도 저에게 친구의 죽음은 존엄하지 않았습니다. 다만 친구 스스로는 존엄한 죽음을 택했다고 확신합니다.
또 다른 이야기
"제 경험으로는 보통 조력자살을 통해 남은 유족들이 더 힘들어하더라고요. 가족들은 고인의 조력자살을 원하지 않거나 보낼 준비가 안 됐는데, 억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.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엔 그런 선택이 남용되는 건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."
죽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. 의사를 재차 확인한 후에 얻은 결과여도, 자기 결정권의 "남용"이 우려 된다니. 인간은 어쨌거나 저쨌거나 사회적 존재이니까. 번식 본능에 반하는 죽음은 결국 이기적인 행동에 불과하겠지? 생사 모두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구나. 인간이 생존 전략으로 사회성을 선택한 점이 억울하다가도 나 역시 사람에게 힘을 얻으니. 참 웃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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